올들어 일월공원에 나무를 참 많이 심었습니다.

보기에도 싱그럽게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도 심고, 봄꽃의 대명사처럼 화사한 자태로 눈길을 사로잡는 벚꽃나무도 군데군데 심었습니다.

물론 자잘한 꽃이 무리지어 환하게 피는 조팝나무도 청개구리 공원 주변에 심겨졌지요.

이제는 이 나무들이 잎이 많이 돋아나서 해가 나도 그렇게 얼굴이 따갑지 않을 정도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나무가 많아지고 잎이 무성해지면서 새로운 친구들이 찾아왔는데 바로 새(鳥)들입니다.

흔히 보던 새도 있지만 전혀 본적이 없는 새도 있습니다.

오색 딱다구리가 아름드리 버드나무를 딱딱 소리를 내며 쪼아 구멍을 뚫는 광경을 보며

탄성도 지르고

너무도 청아한 소리로 지저귀는 이름모를 새 소리를 들으면서 유괘한 기분이 되기도 하고

참새가 그 조그만 부리로 먹이를 쪼아먹는 모습을 경이롭게 보기도 합니다.

어제 아침에는 운동을 하다가 신기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간밤에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산책길을 따라 곳곳에 꺽여진 가지들이 뒹굴었어요.

물가운데서 자라던 작으마한 수양버들도 세찬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허리가 휘어져서 물에 닿아 있었지요

그런데 거기에 여태껏 호수에서 본적이 없는 새 한 마리가 미동도 하지 않고 물을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는 거예요.

왜 저러고 있지? 뭘하는 거지?

궁금증에 걸음을 멈추고 저 또한 그 새를 주시했지요.

어느순간 이 새가 너무도 조심스럽게 수양버들을 밟고 내려갔어요.

살금~살금~

그리고 상황 끝!!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그 부리 속에 쏙 들어가 있었어요.

금방 잡아먹힐 줄도 모르고  자유롭게 헤엄치며 놀고 있었을 그 작은 물고기와

너무도 조심스럽게 살금살금 사냥감을 향해 다가가던 그 새의 모습을 보면서

머리속을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어요

아~ 마귀도 우리를 넘어뜨리려 올 때 절대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금살금 오겠구나

휴!! 조심해야지